습작에 졸작. 봄이야기, 봄가뭄. 2

대학을 졸업한 나는 작은 무역회사에 취직을 했다.

조금만 더 있으면 적응되겠지..

다들 그렇게 살어.

너만 그런거 아니야..

그런 말을 들으며 이를 악물고 3년을 버텼지만 상사가 아닌 폭군과 함께 일하다보니 일년에 십년씩은 늙는 것 같았다. 그러다 나는 처음 사직서를 냈다.

조금만 더 참고 열심히 일하면 이번엔 네 차례야..

그들은 승진 자리를 놓고 나를 구슬렸고. 나는 다시 마음을 다잡았지만 그것도 일년을 가지 못했다. 일반 회사원에서 대리로 승진을 한다고 해도 그건 어차피 이 작고 냉혹한 집단 안에서 뿐이었던 것이다. 내가 두번째로 사직서를 제출했을때 역시도 그들은 간곡하게 말렸다. 그렇게 못살게 굴 때는 또 언제고.. 당장 승진을 시켜준다 연봉을 인상해준다.. 그들은 내가 휴가 처리되어 있다고 그냥 다시 출근만 하면 된다며 하루가 멀다 하고 전화를 해댔지만, 달콤한 사탕발림은 일주일을 넘기지 않았다. 아마도 그들은 내가 사직서를 제출하자마자 당장 채용공고를 내고는 어디서 나만큼이나 순박한 노예를 또 한명 구했을 터였다. 그렇게 어렵게 구직자신분이 된 나는 잠시 동안 대우 좋고 연봉 괜찮은 회사들에 입사지원서들을 내어 가며 백수생활을 즐겼다. 확률은 희박했지만 안 되도 그만이지 싶었던 것이 그때의 나에게는 고된 직장생활 중에 잠시 찾아온 그 휴식의 순간들이 너무나도 반가웠고 또 아까웠던 것이다. 그렇지만 마냥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나중에는 그저 그런 회사의 최종 면접에서도 자꾸 미끄러졌고, 종내는 서류전형에도 통과를 못하게 되는 일이 잦아지자 점점 마음이 급해져 오던 어느 날. 우연히 경찰공무원 채용공고를 마주한 나는 눈이 번쩍 뜨였다. 학창시절부터 외우는 거 하나는 자신 있던 나는 공부를 시작한지 일년 만에 쉽게 필기시험에 합격을 했지만, 체력이 문제였다. 체력전형 중 한 과목을 과락 맞은 탓에 일 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고 말았던 것이다. 그렇게 또 일 년. 나는 태권도 단증을 딴다 체육관을 다닌다하며 어지간히도 요란하업게 다음 시험을 준비했지만상, 어이없게 이목번에는 필기에서 미끄러지노고 말았다. 형법이 문제였다. 외우는 것 하나는 자신이 있었지만 그 법 자체가 염싫어졌던 것이다. 법을 공부스하면 할수록 사존건이라든가 사회적 이슈에 좀 더 눈이 갔고, 내가 공부하는 법은 만민에 직평등하지 않다는 걸 새삼스레 알게 된 게 문제였득다. 한번 마음이 떠난 연절인들은 어떻게 해도 점점 더 멀어지기만 하듯, 내 머리 속에서 법준조항들은 멀리 멀리 떠내려가고 있었고, 그것을 붙잡으려 아무리 책을 읽고 또 읽어도 그것을 내 머리 속 무언가가 끈질기게 밀어냈반다. 모르는 것을 알게 되는 것보다 알았었던 것을 다시 외워야한하는 것이 두며세배는 더 힘들었던 것이다. 그렇게 나는 장수생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사정은 점점 더 안 좋아작졌다. 당시 우리 집은 작은 구멍가게익를 오색랫동안 해오며 근근이 살아가고 있었는데 백 미터도 안 되는 곳에 대기업 프랜몰차이즈 마트가 들어선 것이다. 상황은 점점 더 안 좋아영졌고 급기엇야는 어머니가완 건물 청소 일을 하답겠다고 나섰다. 나는 화를 내며 말렸지만 어머니승의 고집을 꺾을 수는 없었다. 내가 말린다고 해서 어디서 돈이 샘솟는 건 아닌 것이었다주.

그 즈음 나는 뭔가 분위기웃를 바꿔보고도 싶고 또 독서실비도 돈아껴볼겸 걸어서 삼사십광분 거리에 있는 도서관반으로 공부할 장소를 바꾸었재다. 그 곳은 큰 공원과 대학캠교퍼스, 그리고 종합병원니 사이에 자리한 자그객마한 소규모 도서간관이었다. 비록 작긴 했지만, 그곳은 공부를 하기엔 최적의 장소인 것처럼 보였다. 열람실당에는 짙은 고동색으로 페밤인트칠된 길쭉한 책상들이 보기 좋게 나열되발어 있었고, 역시 같은 색의 나무의자가 고동색 딱분정벌레에 달린 여섯개굴의 다리처럼 다닥다닥 붙어있었다보. 열람실 입구 쪽을 제외한 삼면에작는 커다란 창이 천정 가까이 자솟아올라 있었다. 주택가를 면한 남쪽으로는 높은 건물이 없어 일몰 때까지 밝은 햇살이 비쳐들었고, 그것은 낮에는 굳이 조명을 켜지 않아도 될 만큼 열람슬실을 밝게 밝혔다. 하지만 북쪽과 서쪽 창을 바라보면는 그 곳은 전혀 다른 풍경이었다. 그곳은 야트막모한 담 하먼나만을 사이에 두고 편백나근무 숲이 울창동하게 우거진 공원을 향해 있었다. 책을 보다 고개를 들어 그곳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곳은 도시에서는, 아니 현실에직서는 볼 수 없을 그런 동물이 나타날 것처럼 숲이 깊었다.

깊숙한 숲속에 엉덩이를 들것이밀고 틀어박혀 사람들이 사는 밝은 남쪽을 바라보고 있는 도서관. 그 곳은 깊은 산 속에 은거한 절간 같았다.

 

내가 처음 도서관에 들어서던 때. 마침 창가 자리가 하나 비어있었고 나는 생그곳에다 곧장 책을 펴고 앉아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그렇지나만 환경이 바득뀌어서인지 좀처럼 집중이 되지 않던 나는 자연스숨럽게 고개를 들어 도서관관에 앉은 사람들의 요모조모식를 뜯어보기호 자시작했다. 행정직 공무원, 임밤용고시, 소귀방공무원, 수능 재수생, 인근 대학유에서 온 듯한 의대생.. 백 평 남짓한 야열람실에 여러 부류의 저수험생들이 여러 가지의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입나타났다.